워싱턴한인천주교회

본당소개

사목지침

사목지향

2020년도 워싱턴 한인 천주교회 사목 목표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한 해를 주셨습니다. 부족한 우리에게 언제나 사랑을 베푸시고, 새로운 기회를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해 저는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요한 13,35)”라는 말씀을 주제로 한 해를 살아갈 것을 본당 공동체에 제안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많은 신자들과 공동체가 사랑을 나누기 위하여 자신에게 맡겨진 하느님의 재화를 지혜롭게 사용하여 더 필요한 이들과 나눔으로써 하느님의 자녀이며, 예수님의 제자임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러한 여러분들의 사랑 나눔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느님께서 새롭게 주신 한 해는 2020년입니다. 저에게 2020년이라는 해는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지만 특별히 두 가지가 떠오릅니다. 하나는 2020년에는 우주를 탐험하고 하늘을 날아다닐 것이라는 ‘2020 원더키디’라는 SF 만화이고, 또 다른 하나는 ‘복음화 2020운동’입니다. 둘의 성격이 다른 것 같지만 저에게 같은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은 꿈이라는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8’에 따르면 2018년 12월 31일 현재 전국 16개 교구가 집계한 신자 수는 5,866,510명으로 총인구의 11.1%를 차지하는 숫자입니다. 서울대교구의 경우도 지역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15.6%의 복음화율로 2020년에는 복음화율 20%를 달성한다는 ‘복음화 2020운동’은 꿈과 같은 상태입니다. 대략 14만 6천여명 [아메리칸 지역사회 조사 (American Community Survey, ACS) 2012-2016 5년 단위 인구현황]이 살고 있는 워싱턴 일원의 한인사회에서 한인 성당의 신자들이 차지하는 비율도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교황 프란치스코께서는 지난 2019년 전교주일 담화문에서 “저는 언제나 선교사이고, 여러분도 언제나 선교사입니다. 세례 받은 모든 이가 선교사입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세례를 받은 우리 모두가 무엇보다 복음 선포의 사명을 수행하는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러한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선교 사명을 자각하고 재정비하고 우리의 공동체를 선교의 공동체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선교사로서의 사명 수행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삶을 살아감으로서 이루어집니다. 이제 올 한 해,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실현하기 위한 다음의 세 가지 측면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1) 주보성인 김대건 신부님의 신앙을 본받는 공동체

우리 본당의 주보성인은 한국교회의 최초의 방인(邦人) 사제이신 김대건 신부님입니다. 1821년 8월 21일 충청도 솔뫼에서 탄생하신 성인께서는 1836년 15세의 나이에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이역만리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845년 8월 17일 상하이에서 서품을 받음으로서 최초의 한국인 사제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사제가 된지 13개월도 안되어 1846년 9월 16일 새남터에서 순교하셨습니다. 짧은 사제 생활이었지만 신부님은 우리에게 신앙이 무엇인지 온 삶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나는 천주를 위해 죽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이 내게 시작되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죽은 뒤에 행복하기를 원하면 천주교를 믿으십시오.”라는 말씀을 참수형을 당하기 전 남기신 김대건 신부님의 삶은 한마디로 ‘죽음을 뛰어넘는 신앙인이며 선교사’의 삶이었습니다. 2021년은 우리의 신앙의 모범이신 김대건 신부님의 탄생 200주년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삶과 죽음을 되새기며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서 김대건 신부에게 배우고 실천하며 주보성인 탄생 200주년 행사를 준비합시다.

(2) 자신을 나누는 사랑의 공동체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 25,4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자비의 희년’ 교서에서 우리의 사명인 사랑의 실천의 다양한 방법을 천명하셨습니다.

“자비의 육체적 활동은 배고픈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이들에게 마실 것을 주며, 헐벗은 이들에게 입을 것을 주고, 나그네들을 따뜻이 맞아주며, 병든 이들을 돌보아 주고, 감옥에 있는 이들을 찾아가 주며, 죽은 이들을 묻어 주는 것입니다. 또한 자비의 영적 활동은 의심하는 이들에게 조언하고, 모르는 이들에게 가르쳐 주며, 죄인들을 꾸짖고,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며, 우리를 모욕한 자들을 용서해 주고, 우리를 괴롭히는 자들을 인내로이 견디며, 산 이와 죽은 이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하여야 합니다.” (자비의 얼굴 15항)

우리가 선물 받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은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놀라운 보물입니다. 이 보물은 나누면 나눌수록 더욱 성장하는 보물입니다. 마치도 빵 속의 누룩처럼, 밭에 심어진 씨앗처럼 성장합니다. 이러한 신앙을 나누는 것이 ‘자비의 영적 활동’입니다. 하지만 사랑의 실천은 ‘영적 활동’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1요한 4,20)는 사도 요한의 말씀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의 사랑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형제자매에게 전해져야 합니다.

지난 한해 우리 본당의 여러 공동체가 자신들의 봉사와 나눔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였습니다. 올해는 더욱 많은 공동체가 사랑 나눔 실천에 함께 하시길 당부합니다. 가난한 공동체는 가진 것이 없는 공동체가 아니라 나누지 않는 공동체라는 격언을 되새기며 우리의 공동체가 더욱 사랑 가득한 공동체가 되길 바랍니다.

(3) 계속 성장하는 희망의 공동체

1965년 10월 워싱턴DC 지역의 동포 및 유학생을 중심으로 워싱턴DC의 성모무염시태 성당 (The National Shrine of The Immaculate Conception)의 지하에서 최초의 모임을 시작한 우리 본당 공동체는 1974년 워싱턴 대교구에서 정식 공동체로 인가되었으며, 이제 50주년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복음과 교회의 가르침에 비추임을 받는 공동체는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를 계획하는 공동체로서 살아가야 합니다. 초대교회 공동체의 생활처럼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 (사도 2,42)”을 성실히 수행하는 공동체는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으며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실 것” (사도2,47)이라는 말씀에 의지하며 50주년을 준비하는 우리 공동체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나아가야 할 바를 살피고 논의하는 한 해를 살아가길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갈 것을 계획하며 하느님께서 비추어주시고 이끌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또한 성모님의 전구와 우리의 주보성인이신 김대건 신부님의 전구를 간구합니다.

우리의 도움이신 성모님과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이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20년 1월 12일 주님 세례 축일에 주임신부 이준성 요셉